주택담보대출 금리 다시 7% 넘어…영끌족 ‘한숨’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연 7% 영끌족 금융 부담 가중
美 4분기 금리 인상 언급, “하반기 금리 인상 불가피”

▲부담이 가중되는 대출금리 인상<H T N>

3년 전 주택담보대출 4억8000만 원을 받아 신혼집을 구한 직장인 박모(36)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네 차례 연속 동결해 한숨을 돌렸지만,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7%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가 2%대에서 최근 6%대로 급등하면서 박씨는 은행 계좌를 확인하는 일이 잦아졌다. 박씨는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열심히 갚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났다”며 ‘지금보다 이자가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어서면서 모든 대출을 끌어모은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족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까지 오르면서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 가중이 가계 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반기 미국 등 각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대출 금리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다소 늘었으나, 이전처럼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 힘든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70∼7.099%다. 상단 금리가 지난달 말보다 0.130%p(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하며 하단 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시중은행들은 시중금리 상승을 고려해 상단 금리를 올렸다.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은 하단과 상단이 각각 0.070%p, 0.219%p 상승한 연 3.900∼6.469%로, 신용대출 금리(신용 1등급·만기 1년 기준)도 4.420∼6.420%p 4.560∼6.560%p 하단과 상단 모두 0.140p 올랐다.

시중금리가 상승세지만, 가계부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으로, 8월 말 680조8120억 원보다 1조6419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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