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연속 금리동결, 한은도 다음달 인하 가능성…
역대최대 집값·부채…한미 금리차 등 부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3·5월에 이어 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도 다음 달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2.75%→2.50%)로 미국(4.25∼4.50%)과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p)까지 벌어진 상태에서 한은만 연속 인하에 나설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르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서울 집값이 뛰고 가계대출도 급증하는 만큼, 동결로 한 차례 쉬어가며 금융시장 안정 상황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17∼18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지난해 9월(-0.50%p), 11월(-0.25%p), 12월(-0.25%p) 잇달아 낮아진 뒤 올해 1월 29일 인하 행렬이 멈췄고, 3월 19일과 5월 7일, 이날까지 네 차례 연속 동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줄기차게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데도 연준이 올해 들어 6개월 넘게 금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과 경기 하강(고용 불안) 가능성을 동시에 걱정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관세 인상은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 효과의 규모나 지속 기간, (관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소요 기간 모두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3.9%로 변화가 없었지만, 내년 말(3.6%)과 2017년 말(3.4%) 기준 예상치는 기존 점도표보다 각 0.2%p, 0.3%p 높아졌다.
이번 연준의 동결로 한국·미국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00%p에서 줄어들지 않았다.
최근 서울에서는 2020∼2021년 주택가격 급등기의 가격을 넘어서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불과 12일 사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약 2조원이나 불었다.
다음 달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시점까지 뚜렷하게 서울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으로서는 불안한 금융·부동산 시장을 고려해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효과 등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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